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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2011-Aug

울릉도 일주여행_4(현포,태하,구암,남양)

작성자: 노틀맨 조회 수: 3284

오늘은 6월9일 울릉도 일주여행 그 네번째날입니다.
오늘은 갈길이 꽤나 멉니다.
게다가 제가 세운 계획에 따르면 추산에서 태하까지는 해발 230여미터의 현포령, 그리고 태하에서 구암까지는 비교적 손쉬운 해안도로를 피하고 해발 460여미터의 태하령을 넘어 구암으로 가는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코스를 오늘 하루에 끝마쳐야 합니다 .
날은 덥고 코스도 길어 만만치 않은데다가 울릉도의 특성상 거의 전구간을 시멘트 콩크리트로된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서 넘어야 하는 지라 이 구간을 우리 네사람이 무사히 넘을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습니다.
추산에서 태하까지는 노선버스도 운행하는 구간이지만 태하에서 구암까지는 학포를 거쳐 버스가 다니는 해안도로를 따라 갈 것인지 버스가 다니지 않는 태하령을 넘는 길을 택할 것인지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코스의 난이도가 다릅니다.
물론 버스가 다니는 해안도로를 타면 해발 460여미터에 이르는 태하령을 넘지 않아도 되고 만약 중간에 지치기라도 하면 나머지구간을 버스로 갈 수도 있기때문에 그만큼 심리적인 압박은 없지만 태하에서 태하령을 넘는 코스로 일단 접어들었다하면 그때부터 이미 고개 하나를 넘어온 몸을 끌고 태하령이라는 가파른 고개와 한치 양보도 없는 전쟁을 치러내야만 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렇게 길고도 험한 장장 24Km 의 추산=>현포령=>태하령=>구암 구간을 7 ~ 8 시간만에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해발 230여미터의 현포령과 460여미터의 태하령이 그 자체만으로는 그리 높은 산이 아니지만 울릉도의 산들은 모두 해발 높이가 바로 우리가 직접 우리 발로 올라가야 하는 높이라는 점과 오르막내리막과 능선길이 따로 없이 그저 오르기만하다가 정상에서부터는 다시 내려가기만 하는 아주 지루한 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소에 산을 타본 경험이 별로 없는 우리 넷이 하루에 완주한다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 우리가 묵었던 추산의 울릉아일랜드펜션입니다.
뒤로 송곳처럼 뾰족해 보이는 산이 해발 460여미터의 송곳산 한자어로는 송곳추(錐)자를 써서 추산(錐山)이라고 하는 산입니다.
지금 곧 저 산위에서 커다란 바위라도 굴러 내려올 듯 해보이는 험한 산입니다.



제가 하룻밤을 묵었던 울릉아일랜드펜션 앞바다에는 코끼리 바위가 있읍니다.
코끼리바위 (일명 공암)는 그형상이 코끼리와 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화산으로 흘러내린 용암이 굳어지는 과정에서 기둥모양으로 잘려진 형태로 굳어진 대표적인 주상절리?의 모습입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바위의 모양이 꼭 장작을 패서 쌓아 놓은 듯해 보입니다.
코끼리바위의 모습을 자세히 보려면 역시 배를 타고 바다에 나아가 가까이에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바다에 있는 바위가 꼭 커다란 돌들을 콩크리트로 버무려 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자연 콩크리트라고나 해야 할까..



여기서부터 5.8Km를 더가야 태하에서 남양까지 가는 둘레길입구에 다다른다는 표지판입니다.
생긴 것은 꼭 제주도 올레 안내표지판처럼 생겼는데..
울릉도의 둘레길표지는 아직 제주도에 비해 훨씬 못미치는 형편입니다.
울릉도가 더 많이 알려지려면 이러한 표지판들을 잘 정비하고 통일시켜 일관성있는 안내표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현포령을 오르는 중에 만난 사방이 탁 트인 정자입니다.
울릉도에 관광객이 늘어나자 울릉군청에서는 곳곳에 쉼터와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정자는 현포항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데 현포항과 우리가 어제 묵었던 추산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태하의 일부까지 시원하게 잘 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현포령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경관이 좋은 곳이라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습니다.





현포령을 넘어 끝까지 내려가면 울릉도에서는 제법 큰 마을인 태하라는 곳이 나옵니다.
바닷가 길을 따라 조금 가다보면 우측으로 산하나가 보이는데 그위로 태하등대가 있습니다.
태하등대에서는 울릉도에서도 그 경치가 빼어나기로 이름난 대풍감을 볼 수 있는데 태하등대가지 오르는 길이 방금 넘어온 현포령에 버금가는 높이인지라 앞으로 갈길이 먼 우리로서는 걸어서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침 태하에서 등대까지 오르는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이 있어 이것을 타고 오르기로 했습니다.
태하의 모노레일은 두개의 차량이 연결되어 급경사를 오르내리는데 아무리 급경사라해도 승객이 타는 열차는 수평을 유지하여 승객이 편안한 자세로 탈 수 있습니다.
이 모노레일 안내문을 보니 이 모노레일은 승객을 태우고 내려올 때의 힘을 이용하여 발전을 해두었다가 승객을 태우고 올라갈 때 이 전기를 다시 이용하는 친 환경적인 장치라하더군요.



모노레일을 타고 약 300미터 오르면 향목령이라는 곳?에 이르고 거기서 약 500미터정도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한국의 사진작가들이 뽑은 한국의 10대비경중 하나인 대풍감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곳이 향목령 끝자락 태하등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의 아름다운 경관입니다.
좌측으로는 대풍감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우리가 넘어왔던 현포령과 더 멀리 어제 묵었던 추산에 있는 송곳산도 보입니다.



태하등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인간극장에 나왔던 향목령 김두경 할아버지댁을 잠시 들러 봤습니다.
댁에는 아무도 안계시기에 인기척을 따라 뒷곁쪽으로 돌아가니 약간 넓고 평평한 곳에 나물을 쪄서 말리는 작업을 하고 계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산속에 노인 두분만 사시지만 이곳에서 나물도 심고 염소도 기르며 사시는 모습이 사는데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는 듯이 보였습니다.




태하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드디어 태하령을 오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지쳐 사진찍을 생각도 없습니다.




몇시간에 걸친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르고 나니 오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나무도 보이고 숲도 보입니다.
오르막내내 카메라에 손을 대지도 않다가 이제야 제법 여유롭게 사진을 찍어 봅니다.




태하령 꼭대기 부분에는 차량이 다니지 않고 사람들 통행도 별로 없는 곳이라 나무들이 울창합니다.
커다한 고목나무 뿌리가 서로 엉켜 있는 모습을 한 컷 담아 보았습니다.



이곳에서 낭떠러지 옆을 통과해서 가면 남양으로 가는 길인데 안내표지도 안되어 있고 위험한 것 같아 길이 잘 되어 있는 구암쪽길을 택하여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오르막이 급하니 내리막도 급하게 마련입니다.
그래도 내리막은 오르막에 비하면 훨씬 쉬운 편이죠



울릉둘레길의 시작과 끝지점에만 겨우 이런 표지판 한개씩이 달랑 있는 것이 고작입니다.
제주도 올레를 가보면 가는 곳마다 리본이 걸려 있고 길바닥과 담에 화살표도 있고 또 곳곳에 표지판과 간세를 설치해 놓아 처음 가는 사람이라도 길을 잃을 염려가 없도록 해놓았는데...
울릉도는 그런면에서는 제주도를 많이 벤치마킹해야 할 것 입니다.





드디어 구암입니다.
버스정류장옆 조그만 구멍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 한개식을 사서 먹으며 더위를 식혀 봅니다.
이곳 구암에서 오늘 우리가 묵을 남양까지는 버스로 한정거장 채 10분이 안되는 거리입니다.
아침 여덟시에 추산에서 출발하여 태하에 들러 모노레일등 관광을 하고 점심을 먹은 후 줄곧 걸어 오후 다섯시가지 장장 아홉시간이 걸려 이곳에 온셈이니 이젠 모두가 지쳐서 아무도 남양까지 걸어서 가자는 말은 입밖에 뻥끗하지도 못합니다.
오늘은 남양에서 맛있는 저녁을 사먹을 계획이 있습니다.
울릉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울릉도산 "약소고기" 숯불구이입니다.
울릉도 산지에서 자라는 약소는 주로 사료를 먹여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각종 약초들을 먹고 자라기때문에 육질이 연하고 마블링이 아주 잘되어 있어 숯불에 구워먹으면 맛이 아주 고소하고 그만입니다.
울릉도산 약소고기 숯불구이에 소주한잔먹으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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